어젯밤, 잘 주무셨나요?
아침 알람에 눈을 뜨자마자 피곤한 적이 있으신가요? 분명 잠은 잤는데 몸이 무겁고, 커피 없이는 오전을 버틸 수가 없는 날들. 사실 이런 경험이 저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8분입니다. OECD 회원국 평균인 8시간 22분과 비교하면 약 18%나 부족한 수치입니다. 더 놀라운 건, 국민 60%가 수면 문제를 경험하면서도 전문 상담을 받은 비율은 25%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수면장애로 인한 국가 경제 손실이 연간 약 11조 원으로 추산된다는 국회 토론회 발표도 있었습니다. 잠을 못 자는 건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건강과 생산성에 직결되는 문제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의외의 습관들
많은 분이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봅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4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중 22.9%가 과의존 위험군에 해당합니다. 특히 과의존 위험군은 영상 시청과 메신저 사용 비율이 높았는데, 이 활동들이 주로 밤 시간대에 집중된다는 점이 수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합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취침 전 1시간 이내의 전자기기 사용은 수면 잠복기(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를 늘리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립니다.
하지만 블루라이트만이 원인은 아닙니다. 대한수면연구학회의 조사에서 숙면을 방해하는 1위 요인은 '심리적 스트레스'(62.5%)였고, 그다음이 '신체적 피로'(49.8%), '불완전한 신진대사'(29.7%) 순이었습니다. 잠을 자야 한다는 압박감 자체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오늘 밤부터 실천할 수 있는 3가지
수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핵심 원칙이 있습니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작은 습관의 조정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첫째, 취침·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텐마인즈의 '2025 굿잠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취침 시간은 밤 11시 3분, 기상 시간은 아침 6시 5분이었습니다. 주중과 주말의 수면 시간 차이는 17분 정도로 나타났는데, 이 차이가 클수록 이른바 '사회적 시차'가 발생해 월요일 아침이 더 힘들어집니다. 주말에도 평소 기상 시간에서 1시간 이상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잠자리에 들기 최소 3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는 것입니다. 과식이나 자극적인 음식은 소화기관을 활성화시켜 깊은 수면을 방해합니다. 저녁 식사를 가볍게 하고, 카페인은 오후 2시 이전에만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잠들기 전 과도한 수분 섭취도 야간 화장실 방문을 유발하니 적당량이 좋습니다.
셋째, 침실 환경을 수면 전용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침실 온도는 18~20도가 적정하며, 빛과 소음을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침대에서 일하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습관이 있다면, 뇌가 침대를 각성 공간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침대는 오직 수면과 휴식만을 위한 공간으로 구분해 주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수면 환경 개선을 위한 제품들도 꽤 다양해졌더라고요. 차광 커튼이나 백색소음 기기 같은 간단한 아이템부터, AI 기반으로 수면 패턴을 분석해주는 스마트 베개나 매트리스까지 선택지가 넓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본인의 수면 패턴에 맞는 제품을 한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잠은 양보다 질이 먼저입니다
사실 8시간을 꼭 채워야 한다는 강박보다, 자는 동안 얼마나 깊이 회복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은 성인 기준 7~9시간의 수면을 권장하지만,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적정 수면 시간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점검해 볼 만한 방법이 있습니다. 아침에 알람 없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는 시간을 2주 정도 기록해 보는 것입니다. 주말이나 휴가 기간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이 시간이 본인의 자연 수면 주기에 가장 가까운 시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지만, 오늘 밤 작은 변화 하나가 내일 아침의 컨디션을 바꿀 수 있습니다. 알람 소리에 억지로 일어나는 아침 대신, 개운하게 눈 뜨는 아침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0 comments:
댓글 쓰기